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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전경린의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바다를 떠도네'

'전경린의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바다를 떠도네', 사랑의 본질, 여행하는 여자, 여행의 이유'


  <열정의 습관>, <황진이>를 읽었던 전경린 작가의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바다를 떠도네>를 읽으며 나의 청춘시절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25세의 여자는 결혼하는 여자와 여행하는 여자라는 이분법에 여행하는 여자의 길을 택하는 김은령을 보며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이라는 따듯한 울타리가 아이들 성장에 중요함을 느꼈다. 새아빠와 엄마의 나이 차는 15년. 즉 그곳을 벗어나는 일은 결혼이냐 여행이냐.

  지방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김은령은 취재차 만났던 작가인 유경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우리가 소위 삼각관계라는 일이 일어나는데, 유경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자포자기라는 표현을 쓴다.

  아슬 아슬한 사랑의 이야기가 나의 감각을 불안하게 한다. 제목 '유리로 만든 배'는 김은령이 선택한 삶의 길이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는 사랑의 본질과 가치를 찾지못해 방황하는 모습이다. 사랑하면서도 불안한 모습은 성정기에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받지못하고  성장했기 때문이리라.

다정다감한 이진을 사랑하며, 물질적 풍요로움과 박력을 보여주는 이진을 그리워하며 둘다 소유하고 싶어하는 김은령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우리 인간은 야누스의 얼굴이 아니라 심장을 가지고 있다. 어쩌겠는가 두 남자를 사랑하는 이 여인을.

  사랑이 깊어질수록 감각의 기억이 경험속으로 스며들어온다. 사랑속에 되살아나는 원치않는 추억을 통해 고뇌스럽게 깨닫는 사랑의 보고서를 보는 듯하다. 이들은 인생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처럼 안타까움을 준다.

  결국 유경은 자살(의심스럽지만)하게 되고 이진은 김은령을 돈으로 산 성노리개처럼 여긴 듯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사랑이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것, 매 순간, 순간 떠오르는 허무적인 사랑은 제도 밖으로 벗어나고자 하는 부도덕한 사랑이 아니라 삶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자들의 도피처라고 볼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