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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의 작품은 무겁다. 주제가 무겁고 내용이 깊다. <몽고반점>과 <소년이 온다>도 심오한 구성과 주제의 무거움을 느켰지만, <작별하지 않는다>는 기분까지 우울하게 한다. 다만, <소년이 온다>는 광주 민중화 운동을 다뤘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민중 학살을 다양한 서적을 찾아 고발 정신으로 잊혀지고 있는 사건에 대한 민중의 아픈 역사를 살려내고 있다.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새(앵무새)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설정해놓고 죽어도 죽지 않은 생의 순환적 연결고리를 걸고 있다.

  부역을 했다고 죽이는 우리의 슬픈 역사, 총칼앞에 어찌 부역을 거스를 수 있다는 말인가. 힘있는 자, 부유한 자들은 피난길에 올랐지만 힘없는 백성들은 부역으로 끌려가고 부역을 했다고 죽이는 슬픈 역사를 어찌 부끄럽다 하지 않으리.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한다고 우리 동포들을 이간질 시켰던 자가 대통령이 되고 북침을 운운했던 자가 대통령이 되어 우리의 백성들을 팽개쳤던 자. 그는 친일 청산도 못하고 죄없는 백성들만 피를 토하며 죽어가게 했다.

  한강은 작가의식이 뛰어나다. 작품이 무겁지만 나이든 작가들이 외면했던 슬픈 역사를 살려냈으니, 그는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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