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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조완묵 시집 '금강산 가는 길'

조완묵 시집 '금강산 가는 길'
'수덕사'

  1947년 정지용, 김상용, 김기림의 심사로 시인이된 양구 출신의 1926년생 조완묵의 시는 맑고 소박하고 거짓을 모르는 때묵지 않은 영혼을 담은 말을 담은 보물이다.

  자연에 대한 시를 썼고, 신앙시는 그의 시에 깔린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역사시를 엮으므로써 그의 정신이 늙지 않았고, 문학인의 지조를 지키고 있다.

  "현실 앞에서"

  한 편의 시를 위해
  고뇌하는 시간에
  매서운 채찍으로 피가 튀고
  무한한 공간을 끝없이 헤매면서
  수없이 찢고 팽개친
  그대 넋의 조각들이
  허탈하게 웃음 짓고
  현실로 돌아온다

  시 한편을 쓰기 위해 수많은 영혼의 소모가 필요한지 시를 써본 사람은 그 힘겨움을 안다. 창작의 고통은 데미안의 '알깨고 나오기'에 버금간다.

  "수덕사"
  
  수덕사 한나절
  졸음겨운 고요함

  개미도 기지 않는
  뜨락조차 호젓하고

  맞배집 대웅전엔
  천년 꿈이 서려 있다.

  덕숭산 오솔길
  건성암 찾아들면

  비구니 백팔염주
  은은한 목탁소리

  여름 한낮에 한가한 사찰을 오를 때, 매미는 목탁소리 대신 둔탁한 소리를 내고 천년의 고요함이 우리를 감상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

  시를 읽다보면 시인의 생각과 사상을 옅볼 수 있기도 하지만 시인의 정신(종교, 자연에 대한 사상, 국가에 대한 의식)을 찾아 볼 수 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 윤동주의 '서시' 를 회상해보자. 만약 그 분들이 생존해 계신다면 노벨문학상 수상은 당연하다. 낭만시, 통속 소설만 가지고는 세상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우리나라 어느 분이 노벨상 후보에 몇 번 올랐지만 선정하지 않는 스웨덴 한림원의 이유는 저항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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