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최고의 시집
반칠환 시집 '웃음의 힘'
'새해 첫 기적'
'노랑제비꽃'
'때'
'야심'
'기적'

위트와 해학이 살아 숨쉬고 삶과 자연에 대한 심오한 진리를 단 몇 줄의 글로 파헤친 반칠환의 시집 <웃음의 힘>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노랑제비꽃"이 빛을 발하고 있다.
"새해 첫 기적"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뱅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에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2012년 교보 광화문 글판 선정-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노랑제비꽃 화분이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시-
"때 1"
무릎이 구부러지는 건
세상의 아름다운 걸 보았을 때
굽히며 경배하라는 것이고
세상의 올곧지 못함을 보았을 때
솟구쳐 일어나라는 뜻이다
때를 기리지 못함이 무릇 몇 번이던가
"야심"
불개미 한 마리가 덥석 내 발가락을 깨문다
온 힘을 다해 나를 잡아당긴다
여름 장마 오기 전에
나를 끌고 개미굴로 가려고....
"기적 1"
여름 장마가 휩쓸고 갔어도
계곡에 버들치 한 마리 떠내려 보내지 못했구나
반칠환은 다른 시인들이 남용하는 과정법이 수준높은 글놀이로 보이고 그의 재치는 가슴을 뻥뚫는 신묘함을 담고 있다. 시세계의 장자방이요 제갈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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