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영 '구의 증명'
사랑이란
사랑의 힘

사랑은 끝이 없고 진정한 사랑은 천연기념물 1호가 된 현대에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에 관한 숭고한 영혼을 '구'에게 구하고자 한다. '구'의 흔적과 증명은 살아있는 '담'에게 옮기는 일은 '구'를 먹어야 한다. 그것이 사랑이고 외로움을 달래는 길이다. 우리는 사랑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담'과 '구'는 부모로 부터 버림(?)받은 청소년들이다. 사회로 부터 외톨이된 그들은 사랑이라는 자유에로의 도피를 '성'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루고자 한다. 빚만 남기고 사라진 부모, 그 빚으로 부터 벗어나고자 발 버둥치는 '구'는 담이를 만나 위안을 얻고 '담'이를 보호하기 위해 이별을 하고 방황 속에서 이혼한 먼 친척 누나와 감정없는 육체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그는 '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담'과 함께 사채업자로 부터 여기 저기 피해보지만 결국에는 그들로 부터 맞아 죽는다. 죽은 '구'를 씻기고 안고 빨고 마침내 구를 먹는다. (구의 육신을 먹는지 상상인지 알아낼 수 없다. ) 구는 남자들의 상징인지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인지도 모르겠다.
제대하면 돌아오겠거니 짐작은 했지만 구가 정말 오니까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구를 보니까 속에서 단단한 주먹이 솟구치는 것만 같았다.
죽은 '구'가 살아있는 '담'에게 기대하는 말이다. "언젠가는 네가 죽는다면 그때가 천 년 후라면 좋겠다. 천 년토록 살아남아 그 시간만큼 나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이미 죽었으니까. 천만년 만만년 죽지 않고 기다릴 수 있으니까. "
아름다운 사랑의 향기와 색이 깔린 글인가. 세상에 이런 사랑이 몇이 있다면 지구는 그렇게 삭막하지 않을 텐데.
많은 날 나는 사랑하면서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는 순간에도 '글을 쓰고 싶다' 생각하고, 분명 살아있으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빠진다. 작가 최진영의 말이다.
나도 때로는 산을 오르며 산에 오르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고 책을 읽으면서도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랑은 하면서도 사랑하고 싶은 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난제이다.
사랑의 숭고함을 담고 있는 '담'과 '구'의 이야기에 오랫만에 감동받고 책을 덮는다. 담을 넘으면 불법이지만 사랑이 담긴 담치기는 무죄, 죽음으로 가득찬 지구에 사랑은 너무 부족한 지구에 우리는 사랑의 나무를 심어 보자. 사랑이라는 나무는 특정한 날 식목일이 아닌 1년 365일 매일 심어도 씽씽하게 잘 살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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