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훈 '홍합'
제3회 한계레문학상 수상작

제3회 한계례문학상 수상작 한창훈의 <홍합>은 변화에 노출된 농어촌의 밑바닥의 삶과 농어촌의 중년들의 희노애락을 그렸으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잠시 멈춰 버린 여인들의 애절한 본능이 숨겨져 있음을 드러낸 토속적인 고향의 소설이다.
우연히 여수의 한 홍합 포장 공장의 타이탄 트럭의 기사로 취직한 문기사는 홍합 공장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삶의 본질을 느끼며 여인들의 한과 전통이라는 미명아래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여인들의 슬픔을 인지하고 어느 미망인에게 사랑을 느낀다.
홍합이 상징하는 것은 여인들의 내재된 본성이고 홍합 공장은 여인들의 애환을 푸는 해우소라고 할 수 있다. 홍홥을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유럽인들도 성으로 부터 벗어날 수 없음을 내포하고 있다. 홍합은 인간의 고향이며 생명의 시작인 에덴동산이며 어머니같은 포근하고 편안한 쉼터라 할 수 있다.
읽다 보면 오해할 수 있는 저속한 표현이 자주 나오지만 그것은 그네들의 삶의 일부이며 면면히 이어오는 말의 굿놀이라 할 수 있다. 토속적인 말투와 중년들의 대화는 그 지역만이 전래되고 있는 고유한 문화라 할 수 있다.
한계레문학상으로 수상된 이유도 그런 토속적인 문화의 전승을 잇고자 선정했을 것이다. 소설가 박완서는 '도시적인 감수성을 여유있게 비겨가면서도 재미가 여간 아니다'라고 표현했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삶의 현장이되 건강미 넘치는 곳, 우리를 즐겁게 하는 장소로서의 재품이다' 라고 했다.
승희네와 문기사의 대화는 가슴을 울리고 있다.
"가지 마시요."
"나는 안 가요."
"약속하시요."
"약속하요."
"진짜요이."
"진짜요."
둘은 뭔가가 끝간 데 없이 부족했다. 차가운 자갈들이 여인네 등에 닿았다. 물새도 울지 않는 밤, 여인네는 팔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힘이 세어 둘 사이에는 귀신이라고 부를 만한 바람도 끼어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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