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 '축복'
장영희 '영미시 산책'

지금은 고인인 장영희 교수는 그의 부친 장왕록 교수와 함께 영문학계의 거목이다. 소아마비로 힘겨운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처절하게 살아왔던 서강대 교수 장영희. 그분의 책을 참으로 많이 읽었다. 50대 초반에 투병중이던 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이름은 영원히 살아있다.
다른 병마와 싸우는 독자의 딸에게 보내고자 했던 시 한 편이 나를 울리게 한다.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JOHN DONNE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어떤 이들은 너를 일컬어
힘세고 무섭다지만, 넌 사실 그렇지 않다.
불쌍한 죽음아, 네가 해치워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는 게 아니며, 넌 나 또한 죽일 수 없다.
너는 운명, 우연, 제왕들, 그리고 절망한 자들의 노예.
그리고 독약과 전쟁과 질병과 함께 산다.
너 말고 아편이나 주문도 우리를 잠들게 할 수 있다.
너의 일격보다 더 편하게. 한데 왜 잘난 척하느냐?
짧은 한잠 지나면 우리는 영원히 깨어나리니,
더 이상 죽음은 없다. 죽음이여, 네가 죽으리라.
시는 희망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칼 샌드버그(Carl Sandburg)는 시란 문을 활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살짝 문을 열었다 닫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상상하는 것이라고 했다. 인간은 누구나 시인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마음속에 이상을 가지면 영혼이 늙지 않는다. 그 어떤 삶의 자리에서도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열정으로 늘 푸른 젊음을 위하여, 열정을 갖자.
나의 대학졸업 논문이 '워즈워드의 시세계'였다.
읽고 또 읽어도 감흥이 새로운 <초원의 빛>
"한때는 그렇게도 밝았던 광채가
이제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시는 사랑이고 생명이고 희망이다. 사랑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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