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열전'

사마천의 <사기>를 오늘날에는 쉽게 읽을 수 있다. 거의 40여년 전에 힘들게 읽었던 중국과 주변의 역사 인물 이야기. 백이와 숙제부터 시작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역사를 통해 영웅들은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영웅들은 뼈를 깍는 듯한 고통을 겪고 성장했다. 역사학의 아버지는 헤로도투스이지만 사마천이 그에 훨씬 앞선다.
역사가인 아버지 사마담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탐방하였다. 주나라 왕실의 역사를 기록한 선조들의 뜻을 이어받아 역사를 기록하게 되었다. 역사를 기록하는 직책은 태사였다. '이릉의 화'로 궁형을 받고 풀려났고 그리고 울분을 책에 쏟아 부었다.
기전체의 <사기>는 본기로 주나라부터 한무제까지 이르는 방대한 역사서로 열전에 실린 사람들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 뿐만 아니라 역사에 영향을 끼치거나 도덕적인 인물들을 싣고 있다. 역사가는 실제로 있던 이야기를 기록한다. 본인의 생각은 숨기고 있다. 울분을 영웅들의 업적과 행위에 숨기고 있다. 다가온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글에 숨겼다. 130권의 역사서에 자기의 불우한 운명을 역사에 기록했다.
백이열전에 나오는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 무왕에 충언을 하였지만 강태공이 그들을 변호하고 그들은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고 살며 결국 굶어 죽었다. 굴원은 외교관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정적에 의해 그는 모함당했다. 초나라의 왕은 진나라에서 죽었다. 굴원은 명나강에 투신하여 자살했다. 충신이 모함을 당하는 것은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오자서는 초나라에서 오나라에 도망가서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죽인 초나라의 왕의 시신을 꺼내 300대를 때렸다. 그러나, 원수를 갚는 오자서의 행위는 지나치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항우의 부하였던 한신은 불량배의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는 한신지욕이라 하지만 소하의 추천으로 한나라로 들어가 파초대원수가 되어 한나라를 통일했다. 천하를 통일했지만 토사구팽으로 유방은 회음후 한신을 죽인다. 그는 냉대와 치욕을 견디고 대영웅이 되었다. 관포지교의 이야기에 우리는 그들의 우정은 지금까지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관중과 포숙아는 우리들에게 우정의 깊은 의미와 감동을 주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인 열국지에 나오는 귀곡자의 제자들인 소진과 장의의 이야기에 배반과 의리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중국 최대의 설객인 소진과 장의의 이야기를 돌이켜 본다. 세치혀로 중국을 합종책(소진), 연횡책(장의)으로 뒤죽 박죽으로 만들었다. 정비석의 소설 손자병법에 나오는 오왕 합려때 손자는궁녀들로 하여금 강한 군대로 만들었다. 외부의 자극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이야기이다. 상앙은 엄격한 법률을 반포하게 하여 강력한 국가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법에 의해 그는 희생당했다.
사마천은 죽음을 택하는 대신에 궁형(생식기를 자름)을 받고 풀려나서 자기의 울분과 불우한 환경을 고난과 역경을 겪고 이름을 떨친 영웅들에게 자기의 마음을 심어 역사를 기록했다. 사관은 온갖 회유와 협박에 굴하지 않고 사실 그대로의 역사를 써야한다.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자. 권력에 아부하고 교언영색으로 앞을 가리고 나라를 망친 많은 역사가들 - 사실은 아첨꾼들 -이 많다. 시공을 넘어 역사에 귀감이 되는 숨겨진 영웅들이 많다. 6.25 전쟁때 여자의용군들, 온갖 고난과 회유에 굴하지 않았던 유관순열사, 사형선고에도 초연했던 도마 안중근, 그리고 기생이었던 논개, 난세의 영웅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이웃을 사랑하고 국가를 사랑하는 자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그들은 먼 훗날 대한민국에서 궁형을 받을지라도 진실한 역사를 쓰는 미래의 역사가에 의해 또 다른 <사기>에 그 이름이 영웅으로 기록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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