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 단편
'하드 보일드 하드럭'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드 보일드.하드럭>은 죽음을 소재로 하면서 슬프지만 죽음이란 삶과 연관되어 있는 가까운 정신의 개념 다룬 단편 소설이다.
<하드 보일드>는 가혹하지만 냉철하게 죽음을 대하는 '나'는 호텔에서 나이트 가운을 입고 찾아온 여인은 사실 동반 자살을 시도하고 죽은 여인의 영혼이다. 그녀와 한동안 대화를 나누면서도 죽은 자의 영혼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은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또한 도시를 떠나 시골의 호텔에서 투숙하며 일어나는 일들 또한 죽음과의 관련성을 보여준다. 헤어진 연인(동성) 치즈루는 이웃집의 화재로 사망한다. 모호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나'는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하드럭>은 과로에 의한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에 슬픔을 이겨내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인간다운 지극히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언니의 약혼자의 형 '사카이를 만나 언니는 비록 이승을 떠났지만 사카이를 통해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흐릿하게 한다. 죽음은 멀리있지 않다. 가까이 아주 가까이 우리 곁에 있고 시간의 신이 우리를 갈라놓을 뿐이다.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과 충격, 아픔, 아쉬움은 우리들 곁에 있다. <하드 보일드> 와 <하드 럭>은 죽음을 주제로 한 이야기이지만, 주인공은 꿈을 넘나들며 삶과 죽음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도 수려한 필체이지만 옮긴이 김난주의 죽음 속에 빛나는 햇빛과 같은 번역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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