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친절한 복희씨'
아치울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우리에게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주곤했던 박완서. 나는 그 분의 작품은 거의 읽었다. 그 분의 작품을 읽을 때면 남북분단의 아픔과 늙어감에 대한 회한이 가슴을 흔들곤 한다. <친절한 복희씨>는 중.단편 소설집이다.
그리움을 위하여
그 남자네 집
마흔아홉 삶
후남아, 밥 먹어라
거저나 마찬가지
촛불 밝힌 식탁
대범한 밥상
친절한 복희씨
그래도 해피 엔드
<친절한 복희씨>는 1960년대 ~ 1970년대 우리의 가정에 일어나는 애환과 슬픔의 역사를 보여준다. 시골에서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난 복희는 조실부모하고 무작정 서울로 향한다. 서울역에서 물품배달하는 사람을 만나 종로5가 방산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고 그 집에서 식모로 일하게 된다. 그 사장은 상처를 하고 그 집에 식객으로 온 대학생에게 가슴뛰는 혼자만의 사랑을 하지만 사장은 강제로 그녀와 관계를 갖고 결혼한다. 전처의 아들, 자기의 아들을 정성껏 돌보고 가르치고 둘 다 대학 졸업을 시킨다.
어느 날 사장은 중풍으로 쓰러지고 아들들과 며느리들은 책임을 벗어나려고 잔꾀를 내곤 한다. 아들들은 품안에 자식일 뿐이고 사돈댁의 아들로 변하게 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나이들 수록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매일 매일 운동하고 언젠가는 금주도 실행에 옮겨야 할텐데. 평생을 남편에 시달린 복희씨가 남편이 중풍에서 일어나지 못함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복수라고 여기고 있듯이, 노년기의 질병에 노출되어서는 안된다.
<그리움을 위하여>는 친척 동생이 제부가 보증을 잘못써서 집안이 거덜나고 옥탑방에서 살아가고 있고 자기는 집안일도 요리도 못함을 핑계로 동생을 자기집으로 불러 일을 시킨다. 물론 댓가로 돈도 주고 생활용품도 주지만 내부 깊은 곳에 똬리를 튼 우월의식으로 그러고 있다. 어느날 동생이 사량도의 어느 남자와 재혼하고 떠날 때, 속상하고 당한 것 같지만 진심으로 축하한다.
형제자매도 경제적으로 비슷해야 교류가 이루어지고 정이 흐른다. 어딘가에 열세이면 멀어지고 형제간의 의는 상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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