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정지우 '창작 인생'

창작 여신


  고통 분담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남을 돕는 행위도 우월의식이 잠재적으로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고 이웃이 아프면 면전에서는 같이 눈물을 흘리지만 뒤돌아서서 고소해 한다. 남들이 힘든 시절을 고소해 하다가 자수성가한 이들을 보면 배 아파서 종합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그러나 같은 고난을 거쳐온 사람들은 동질감을 느끼며 진심으로 고통을 공감하고 성공한 이들에게 깊은 경탄과 축하를 보낸다. 그런 사람이 Artist 정지우 작가다.

  정지우 작가는 어린 시절보다 결혼 후의 삶이 처절할 정도로 폐쇄적이고 외부로 부터 차단한 채 고립 생활을 했다. 사랑의 의미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강권으로 이루어진 결혼 생활에 그녀는 우울증과 상실감으로 사회로 부터 도태되었다. 다만, 가슴 깊은 곳에 배움에 대한 갈망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잊지 않은 채.

  봄날의 따스한 햇빛처럼 그녀는 작은 희망으로 검정고시 학원을 다녔으며 동주대학교 패션디자인과를 수석으로 입학해서 학점 4.5점 만점으로 수석으로 졸업하고 <여심>으로 부산 패션위크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시인이자 수필가이며 지우컬렉션을 운영하는 늦깍이 학구파이며 예술가다.

  그녀는 더디지만 아름답게 피어난 꽃으로 행복한 일을 찾고 가슴 뛰는 일을 하기위해 세상에 몸을 던진 이 시대의 문예 부흥의 잔다르크다.

  꽃은 그 존재만으로 아름답다. 인간도 존재만으로 아름답다. 그러나 목화의 아름다움은 행위에서 나온다. 그렇다. 그녀는 행위 예술가이며 행동하는 양심가다. 그녀의 모토는 따듯한 베풂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그녀는 박사보다 밥사를 더 좋아하는 시장 아줌마같은 포근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내면의 세련미와 첨단 미래 의식은 김해를 떠나 대한민국 최고다. 김해에 가서 밥사달라고 졸라봐야겠다.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은미, 김정호 '말의 알고리즘'  (1) 2023.12.26
이우현의 '맛난 소나무 껍질 도시락'  (1) 2023.12.23
은춘선의 'PLAY'  (1) 2023.12.23
신상훈 '유머가 이긴다'  (0) 2023.12.21
요한 하리 '도둑맞은 집중력'  (0) 2023.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