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끌림'
여행 에세이
나그네, 방랑자, 집시

'길'에서 쓰고 길에서 찍은 사람과 인연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이병률이 50여 개국 200여 도시를 여행하며 느끼는데로 손 가는데로 쓰고 찍은 여행 에세이. 뚜렷한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데로 걷는 방랑자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써내려갔다.
누구든 떠나는 순간이 되면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뒤를 돌아보게 된다. 뒤를 돌아보면서 거꾸로 매달려 있던 자신과 가능하다면 한동안 품고 살았던 정신의 부산함을 그 자리에 걸어두고 떠나려 한다. - '뒤' 중에서
한번 사람을 위심하기 시작하면 여행은 끝이다. 그만큼 자유롭지 못할 뿐더러 기회도 적기 마련이다. 중국의 왕희지가 서예를 연마하기 위해 연못물이 까매지도록 먹을 갈았다고 한다(墨池). 무엇을 할지라도 최선을 다하고 죽을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틴어 '케 세라 세라' (Que Sers Sers) - 닥치는 데로 / 될 대로 되라 / 난 겁내지 않는다 / 이것도 운명이다.
"나는 뭔가를 세상에 가져오는 사람입니까?"
세상으로부터 뭔가를 받을 것만 생각하지 않는
세상에게 뭔가를 줄 수도 있는 사람입니까?
누군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거라고 믿어도 되는 겁니까?
그 한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나는 세상에 뭔가
어떤 식으로든 보탬을 주고 있다고 믿어도 되는 겁니까?
길 떠나는 나그네같은 이병률, 그는 어쩌면 나그네가 직업인지도 모른다. 현대판 집시. 그러나 정해진 곳이 없이 떠나는 나그네. 그의 피는 방랑자의 기질이 숨어 있는지 아니면 여행을 다니면서 우리들에게 삶의 동기와 힘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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