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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차윤정.전승훈 '신갈나무 투쟁기'

차윤정.전승훈 '신갈나무 투쟁기'
개자추의 전설
천이과정, 극상(극성상)


차윤정.전승훈 부부의 <신갈나무 투쟁기>는 참나무 육형제 뿐만 아니라 숲에서 일어나는 식물들의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식물에 영혼을 담고 수많은 역경을 딛고 성장해 가는 천이 과정을 한편의 동화, 나무 연대기, 신갈나무가 써내려간 에세이처럼 심도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잎의 기능, 수피, 물관부, 형성층, 체관부의 역할과 열매(참나무의 피자식물, 소나무의 나자식물)를 맺으며 열매를 익히고 내보내는 어미의 마음은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갖는 같은 마음이다. 새끼나 열매가 성숙한 개체에 이르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다. 도토리가 땅에 떨어져 다람쥐, 멧돼지의 먹이가 되지 않으면 인간의 먹이가 된다. 하늘의 별따기에 성공할지라도 어린 싹은 두더지에 파헤쳐질 수도 있고 다른 나무들과 경쟁에서 살아가기도 벅찬 일이다.

  성숙한 신갈나무가 될지라도 도전과 투쟁은 계속된다. 겨우살이에게 영양분을 빼앗기기도 하며 대기오염에 의한 연해, 강렬한 햇빛에 의한 피소(다행히도 참나무는 수피가 두꺼워서 피해가 적음), 산불 등에 의해 생명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기도 한다.

  참나무는 소나무혹병의 중간 기주역할을 하는 오명도 얻기도 한다. 인간의 폐암같은 진균인 참나무시들음병에 걸릴 수 도 있고, 도토리거위벌레는 잎을 떨어 뜨리기도 한다.

  참나무는 6천년 전 신생대에 출현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인간에 의한 벌목(땔감용)으로 잘려나간다. 잘린 부분에서 맹아가 생겨 다시 생명이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의 조상들은 소나무를 숭상해왔고 참나무를 등한시 해왔지만 자연 생존 경쟁에 소나무는 밀려나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우리나라 산림의 많은 부분이 민둥산이었다. 60년대~70년대 녹화사업으로 참나무를 무분별하게 식재한 결과, 이상적인 혼효림 형성이 되지 못하고 참나무의 동령림이 주종을 이뤘다.

  다만, 참나무의 산소 발생량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다면 현재 1년에 1인당 약 150만원의 혜택을 받고 있다. 장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에는 떡갈나무로 표기되어 있다. 참나무라는 나무는 없다. 참나무속이라 한다.

  나무심기 가장 좋은 날은 식목일이라 하는데 한식의 유래를 보면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지방 제후국중의 하나에서 개자추라는 중신이 그의 왕이 피난 중일 때 자기의 허벅지 살을 베어 왕의 굶주림을 해결했다고 한다. 후에 왕이 논공행상 때 개자추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아 산으로 들어갔다. 후에 그 사실을 안 왕이 찾아와 내려오라고 했지만 거절했고 불을 지르면 내려올까 하고 불을 질렀지만 참나무를 붙잡고 불타 죽었다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그를 기리기 위해 그날(한식) 찬밥을 먹었고 불탄 곳에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신갈나무 투쟁기>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한다. 나무조차도 살아가기 위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본문에 나오는 철자오류가 몇 곳 있고 양구 대왕산 용늪은 대암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