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다 소노코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옮긴이 황국영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에 영감을 얻은 소설같은 느낌이 든다. 텐더니스 모지항 고가네무라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인간미가 넘치고 정이 흐르는 편의점, 이곳은 더 없이 사랑스런 인물들이 바다 옆 편의점에서 만들어 내는 작은 기적, 큰 희망을 보여 주고 있다.
편의점의 '시바' 점장은 살인적이 얼굴과 친절 때문에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잘생겼다. (열받네). 그의 막내 여동생 '주에루'는 인형보다 더 이쁘고 시바의 형 '쓰기'는 헝클어진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을 한 폐품 처리가다. 시바의 인간미 넘치고 친절함이 그곳을 찾는 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덜어주고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 그곳에서 알바하는 40세의 '미쓰리'는 시바(페로몬 - 생물이 같은 종족에 보내는 다양한 방향 물질 )를 주인공으로 인터넷에서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미술학원 강사인 '기리야마 요시로'는 학생들의 장난(실력이 없고 성의가 없다는 말)에 충격을 받고 학원에 사직하고 쓰기를 통해 미쓰리를 만나 희망을 찾는다.
'아즈사'는 유치원 친구인 '미즈키'의 의지에 따라갈 뿐 그의 주관이 없음을 왕따생 '나유타'를 통해 깨닫게 된다. 아즈사는 그들의 우정을 통해 자아의 정체성과 본질을 깨닫게 된다.
은퇴자 '다키지'는 젊은 시절에 그의 아내 '준코'와 딸 '나나오'를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가족과 함께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 초등생 '히카루'를 통해 회한을 느낀다. 편의점에서 만났던 히키루의 아버지도 다키지의 젊은 시절처럼 히카루와 함께하는 시간이 없다. 다카지와 준코는 히카루의 할아버지, 할머니로 운동회에 참가한다.
미쓰리의 아들 '고세'와 그의 절친 '고제키', 그리고 편의점 알바생 '미스미'의 삼각 구도의 짝사랑에 얽힌 안타까운 이야기는 이 소설의 또 다른 10대들의 우정과 아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느 날 크리스마스날 인형같은 아니 인형보다 더 이쁘고 천상의 음성을 내는 소녀가 편의점에 찾아와 시바를 찾는다. 시바에 폭 빠진 소녀팬으로 생각한 직원들, 그러나 쓰기와 시바의 여동생으로 알려지고 편의점 맨션 아파트가 난리난다. 쓰기와 시바는 여동생 '주에루'의 선문을 사들고 본가에 가고 주에루는 오빠들을 찾으러 오는 엇갈림, 인생은 어차피 엇갈린 삶을 사는 것이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Tenderness(부드러움, 친절함)의 상표만으로도 그 편의점의 목표 지향성을 알 수 있다. 노년들이 살고 있는 실버타운의 1층의 편의점은 노인들을 위한 상품, 그리고 다양한 의사소통 창구들이 열려있다. 이윤추구를 떠나 고객과 이웃들에게 도움되는 곳, 사랑과 정이 교차하는 곳이 그곳이다.
책은 엉덩이로 쓰고, 엉덩이로 읽으며, 사랑의 갈무리는 인내이며 친절의 종점은 끝이 없음을 소금빛향기 - 최용철 - 는 강조하고 있다.
문학을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옮긴이 '황국영'이 이 소설을 더욱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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