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토지,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 하다. 산다는 것, 어머니의 사는 법'
박경리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는 늙음에서 오는 회한과 비탄, 그리고 미련을 남기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줄줄 써내려간 시집이다.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 짧고 아름다웠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 산다는 것 -
가슴저리고 시리도록 나를 울게하는 이 시 한편에 나는 눈물이 흐르고 흘러 과거로 적시고 있다. 나의 젊은 시절도 그토록 힘겨웠고 서러운 가난에 울고 지쳐 쓰러졌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나날들이 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한구절 한구절이 가슴을 파고든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이 처럼 공감가는 구절이 또 있을까. 나는 무엇에 집착하여 버리지 않고 있을까.
"생명은 오로지 능동성의 활동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일은 보배다" -밤
일은 보배다, 그렇다. 일은즉 보배이고 축복이다
일을 할 슨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살 가치가 있다.
'어머니의 사는 법'을 읽으면 박경리선생의 한 생을 알 수있고, 동족상잔의 비극에 대한 슬픈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수있다. 정직은 보답을 받는다.
히말라야에서
짐 지고 가는 노새를 보고
박범신은 울었다고 했다
어머니!
평생 짐을 지고 고달프게 살았던 어머니
생각이 나서 울었다고 했다.
-히말라야의 노새-
나를 울게 하소서. 읽는 나로 하여 슬픔의 배를 타고 하염없이 떠다니는 망망대해에서 어머니를 그리워 하게 하소서. 평생 짐만 지고 살으셨던 나의 어머니가 오늘 참으로 그리워진다.
나의 마음을 송두리채 앚아간 박경리선생의 유고시집에는 그의 삶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음을 나는 확인했다. 그의 삶 자체가 문학이고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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