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테일러 존스 '잘있었니, 사진아'

소금빛 향기 2023. 12. 15. 21:19

테일러 존스
'잘있었니, 사진아'
Taylor Jones
'Dear Photograph'

  과거를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은 그림, 사진, 글이다. 그것도 생생한 기억을 전달해주는 것은 사진이다.

  사진은 시간 여행의 매개체다. 지우려해도 지워지지 않고 우리의 기억을 회상시켜주고 시공간을 넘나들도록 이끄는 것은 한 장의 사진이다.

  아름다웠고 즐거웠던 순간들, 다시 살고 싶은 순간을 접하는 순간, 뜨거운 감동이 온몸을 타고 흐를 때, 우리는 깊은 울림을 느낀다.

  테일러 존스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 그리고 그의 자식들의 사진을 보며 깊은 감동과 회한을 느낀다.

  나는 초등학교 수학여행과 졸업 단체 사진과 중학교 1학년 때 서정업과 찍은 사진이 15세 이전의 사진 전부다.

  오래된 가족 사진을 보면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넘나드는 비행 조종사가 된다. 가끔 과거의 일기도 읽어볼 때는 그때의 눈물겹고 고달팠던 70년대 시절에 아쉬움 가득한 채 독한 술잔만 만지작 거린다.

소금빛 향기 / 최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