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천동암시인 '오른다리'
소금빛 향기
2023. 12. 3. 22:29
천동암시인 '오른다리'

천동암 시인은 전남 압해도에서 소아마비로 태어났고 그의 친모도 그를 버렸고, 이복 여동생을 그에게 맡기고 계모 조차도 그를 버렸다. 소아마비는 그의 불행과 불운의 원천이지만 그는 그의 운명을 저주하지 않았다.
시는 경험의 산고를 통해 태어나야 시의 향기를 발산한다. 천시인은 오직 경험을 통해 시를 잉태하고 출산하고 있다. 철저한 경험적 문학을 추구하며 척박한 경험이라는 밭을 그의 경험과 뛰어난 감수성이 시라는 고급스런 작물을 키워내고 있다.
그의 시는 순수하고 애절하며 묵묵히 구도자의 길을 걸어가는 신자의 뒷모습 같다. 감성적 물줄기를 따라 걷는 천시인의 시어는 그런 감성과 내면의 깊은 곳을 자극하는 청량제같다.
참새 한 마리
조용한 산사를
눈에 품어
머금고 앉아 있다가
퍼드득 날아올라
외로움의 눈을 털어낸다.
- 설미 중에서 100p -
시인의 종교는 기독교이지만, 종교의 경계를 넘어 산사에 찾아든 참새 조차도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시인은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새소리조차 사치로 여길 정도의 조용함을 사랑하고 있다.
그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가평 국망봉(1168m)를 오르는 강한 의지와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시에 나타난 낭만주의적 요소와 현실주의적 요소는 합리적요소로 전개되기도 한다.
그의 시를 감상하다 보면 삶의 의지와 희망이 솟아 오름을 느낀다.
소금빛향기(최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