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박노해 '사람만이 희망이다'

소금빛 향기 2023. 11. 15. 18:52

박노해의 옥중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얼굴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던 박노해(노동의 해방의 줄임말)의 본명은 박기평으로 1957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선린상고 야간을 졸없하고 노동현장으로 들어갔지만 온잦 혹사와 열악한 노동환경에 반기를 들고 1984년 <노동의 새벽>을 출판하여 대한민국 민주화의 기폭제가 되었지만 1991년 구속되어 종신형을 선고 받고 거의 7년의 형을 마치고 출감했다.

  박노해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또다른 사랑의 방식을 깨달았기 때문이다'라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물을 거울로 삼던 시절에 옛사람들은 무감어수.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고 감어인.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라는 신조로 살아가면서 이 시들을 써내려 갔다. 지치고 몸이 아프면 의지도 기력도 다 빠져나간 텅빈 몸이 저 홀로 운다. 농부는 콩을 심을 때 한 알은 하늘의 새를 위해 또 한 알은 땅속의 벌레를 위해 나머지 한 알을 사람이 먹기 위해 심는다고 한다. 여기 정직한 땀방울로 이 땅을 꽃피우는 말없이 빛나는 노동의 얼굴들을 보라.

  현실은 우리의 스승이다. 우리가 언제 현실을 공부할 여유가 있었던가. 현실은 어둠이었고 눈물이었고 적이었을 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해서 현실에 쓰러져 다시 무릎 꿇어 현실을 공부한다.

  사람은 세월이 쌓여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을 때 늙어가는 것이다.
  이상도 하나의 생명이라서
  계속 성장시키지 않으면 죽고 만다.

  그는 슬픔과 절망의 밑바닥을 헤매게 한 지옥의 조건 때문에 시를 썼고 노동의 삶과 모순 때문에 노동으로터 해방을 부르짖었다. 삶의 현장을 시로 승화시킨 그의 숭고한 정신에 깊은 경외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