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 '무영탑(無影塔)'
현진건 '무영탑(無影塔)'

일제강점기에 문학으로 민족혼을 깨우려 했던 빙허 현진건의 <無影塔>은 설화로 내려오던 석가탑의 전설 아사달과 아사녀의 이야기를 1938년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소설이다. 감칠맛나는 역사소설이다.
경덕왕 때 석가탑의 축조에 백제의 석수 부석의 제자 아사달은 스승의 딸 아사녀와 혼인하고 경주로 온다. 탑을 다듬는 소리는 서라벌에 울리고 사월 초파일에 소원을 빌며 탑돌이를 하고 있는 아사달을 보고 신라의 귀족 이찬의 딸 구슬아기(주만)는 한눈에 반한다. 부여에 부인이 있음을 알고도 아사달에 사랑에 빠진 주만은 그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한다. 탑이 완성되면 부여로 데려가 달라고 간청한다.
한편, 부여에서 아사녀는 아버지 부석(아사달의 스승)이 죽고, 서라벌의 아사달의 기괴한 소문에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낀다. - 사실은 아사녀를 흠모하는 남정네가 고의로 퍼뜨린 뻥 소문이다. 아사녀는 거지꼴로 불국사에 도착하지만 천박한 여인이 불국사에 들어갈 수 없다고 박대를 하고 10리 밖에 그림자 연못에는 탑이 완성되면 탑이 물이 비쳐진다고 개뻥을 친다. 아사녀는 그곳으로 가고 그곳에서 서라벌 최고의 뚜쟁이 인신매매범 (이런 사람들은 무조건 사형 시켜야 함) 할미의 호의에 옛 미모를 되찾는다. 귀족의 첩으로 보내려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불국사로 도망치지만 뚜쟁이 한테 잡히고 연못에 투신 자살한다. (119 신고 했어야 했는데)
한편, 아사달에 뻑간 주만은 금성과 경수의 청혼을 거절한다. 금성이 아사달에 해를 끼치려 할 때 마다 경수가 도와주곤 한다. 탑이 완공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주만은 완공되었다는 삐삐(8282)를 받고 달려가지만, 아사달은 죽은 아사녀의 영혼을 바위에 새기고 있을 뿐이다.
사랑은 영원하지 못하는 듯하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결혼을 한 번 밖에 못한다는 것은 인류 최고의 모순이라고. 주만은 경수와 혼인하고 애낳고 콩볶는 소리 날 정도로 잘 살았다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