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한병철 '땅의 예찬'
소금빛 향기
2023. 9. 7. 23:51
한병철 '땅의 예찬'

철학자 한병철이 땅을 노래하고 디지털을 쉬고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간다. 실존주의를 강의하고 이성과 본성의 차이를 파헤쳤던 철학자가 매일 기차를 타고 텃밭으로 가서 그곳에서 식물과 대화하며 우주와 자연에 대해서 설파하고 있다.
땅은 정직해서 변화된 시간과 자연의 숭고함이 땅으로 부터 비롯됨을 흙을 파헤치는 소리조차 자연의 오케스트라 성분임을 눈빛과 호흡으로 알리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지 않은 자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며, 환경을 망치는 일은 우리 자신을 망치는 일이다.
디지털 세계는 단조롭다. 0과 1의 반복적인 두 조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21세기에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현실감과 공간의식은 땅을 일구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새싹을 보면 우리가 살아갈 방향과 의지를 찾을 수 있다. 비에 젖는 땅의 소리는 장엄한 오케스트라이며 땅의 웃음과 울음소리이다. 생명을 잉태하는 대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자연을 나의 몸같이 사랑하라".
나도 1km를 걸어 텃밭에 다닌다. 꽃식물이 아니라, 유기농 야채를 재배한다. 김장할 고추, 배추, 참외, 상추, 가지, 오이 그리고 옥수수 등 매일 매일 내가 가꾼 땅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 자연의 신비와 자연이 주는 혜택에 매일 놀라고 있다. 자연은 우리가 태어난 곳이며 우리가 돌아갈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