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마음 챙김의 시'
류시화 '마음 챙김의 시'
네이와르 와히드 '흉터'
루이스 글릭 (2020년 노벨상) '눈물꽃'
키티 오메라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시는 외로울 때 친구가 되는 글,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주는 글, 절망에서 희망을 주는 글로서 때로는 마음을 잔잔하게 해주기도 하며, 폭풍같은 격정적인 마음을 주는 글이기도 하다.
류시화 그는 세계적인 시들을 고르고 찾아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는 오늘의 참시인이다. 번역 작업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분야가 시 분야다. 그는 그런 고된 작업을 코로나에 지치고 사건 사고에 지친 영혼들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인이라고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흉터"
흉터가 되라.
어떤 것을 살아 낸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네이와르 와히드-
백마디 잔소리보다 얼마나 강력하고 설득력있는 조언인가. 단 22마디 뿐인 영혼을 자각시키는 시란 아닌가.
"눈물꽃"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루이스 글릭 -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눈물꽃은 가장 이른 봄 땅속 구근에서 피어 올라오는 작은 흰꽃으로 눈 내린 땅에서 꽃이 핀다. 마치 노란 복수초처럼 시련의 고통을 이겨내고 일어나는 오뚜기같은 사람 그리고 식민지의 고통에서 헤쳐나오는 불굴의 독립군들과 같은 사람들을 칭송하기 위해 이 시를 썼다.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휴식을 취했으며, 운동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놀이를 하고,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배우며 조용히 지냈다.
그리고 더 깊이 귀 기울여 들었다.
어떤 이는 명상을 하고, 어떤 이는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춤을 추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그림자와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전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치유되었다.
무지하고 위험하고 생각 없고 가슴 없는 방신으로 살아가는사람들이 줄어들자
지구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위험이 다가갔을 때
사람들은 다시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잃은 것을 애도하고,
새로운 선택을 했으며,
새로운 모습을 꿈꾸었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치유받은 것처럼
지구를 완전히 치유해 나갔다.
-키티 오메라-
미국의 위스콘신주의 전직교사가 쓴 시로 페북에서 수많은 이들이 공유했다.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뉴턴은 페스트가 창궐할 때 대학이 휴교가 되어 시골의 과수원에 내려가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냈으며, 고대 중국에서는 하루 앞을 볼 수없을 정도의 혼란기에 공자, 맹자가 등장했다.
"삶에 불안을 느껴 시가 들어있는 상자를 열 때마다 인간 영혼의 원천에서 흘러나온 시들이 내 앞에 한 편씩 펼쳐젔다. 어떤 시는 비바람을 이겨 낸 꽃이고, 어떤 시는 히말라야 산길에서 언 발을 녹여 준 털실 양말이었으며, 어떤 시는 절망의 절벽에서 떨어쳐 내리는 나늘 받쳐 준 손이었고, 또 어떤 시는 번갯불의 섬광을 닮은 새였다." 라고 류시화 시인은 고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