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강세형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소금빛 향기 2023. 7. 21. 23:24

강세형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이야기를 라디오 작가였던 강세형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뭔가를 느끼거나 실행하는 데 다소 느린 편이지만 대학 재학 중에 보조 라디오 작가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10여년간 주변의 이야기를 담당하고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운 엄마의 김치, 노래방, 어떤 커플을 부러워 하거나, 때로는 북극에 홀로 남겨진 펭귄처럼 외롭고 고독한 이야기, 그녀의 전성기는 언제 였을까,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의 세계인 섬으로 살아갈 필요도 있다. 칭찬이 그리울 때는 친구를 부르기도 하고, 나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가슴이 울적한 순간들, 그 안에서 위안을 찾고자 하는 강세형의 평범하지만 비밀스런 일기같은 마음의 창고 안을 모두 보여준다.

  평범한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주변 이야기를 그녀는 흥미로우면서도 달콤하고 섬세한 필체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느림은 빠름이 될 수 있는 여지가 풍부하다. 삶은 뒤돌아 보고 회한을 느낄 때 고급진 발전이 앞에 펼쳐진다.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생각대로 되지 않기에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삶이 펼쳐지는 곳, 그곳은 어려움이 없으면 너무 단순한 곳이 되어 살만한 곳이 되지 못한다.

  삶의 순간 순간들을 좋아하고 즐기고 반기며 살아가도 너무 짧은 곳이다. 어이없는 사고로 이승을 달리하는 곳일지라도 이곳에서 우리는 짧은 삶을 굵고 길게 살아감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