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한 '장희빈'
윤승한 '장희빈, 장옥정'

역관의 딸의 딸 장옥정 숙종 때에 당쟁의 소용돌이에 이용되고 희생되었던 희빈 장씨(중경왕후)는 짧지만 강력하게 살다간 조선의 미인이다. 역사는 '빼어나고 아름답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녀를 드라마로 제작한 것도 8번이 넘는다. 오래 전에 읽었던 박종화의 <아름다운 이 조국을 전6권>을 읽었고 이번에는 양주태생 윤승한의 <장희빈>을 읽었다.
윤승한은 그의 아버지 윤효정에 의해 가정에서 한학을 수학했다. <대원군>, <김유신> 등 거의 역사 인물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 그러나 1950년 남북의 이념 갈등의 희생으로 42세의 나이로 운명을 달리했다.
장옥정은 남인의 추천으로 궁궐로 들어가고 숙종의 연인이 되었다. 어질고 순박한 장희빈은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그의 아비를 죽게했던 서인들을 제거한다. 악독하고 교활하고 표독스럽게 묘사된 장희빈, 그러나 역사는 승자가 기록하는 법, 사약을 받지만 사약 대신에 목매 자진하는 모습은 처연하다, 한떨기 만발한 목련꽃이 쓰러지는 모습은 가련한 궁중의 잔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아들 경종이 즉위하고 몇년 후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가 낳은 아들이 경종의 뒤를 잇는 영종이 되고 지긋 지긋한 당파를 없애기 위해 탕평책을 쓰게 된다.
표현된 멋진 속담
차라리 뺨을 맞을 바에야 옥가락지 낀 손에 얻어맞는다.
이차옥만큼이나 어여쁘다.
토끼가 죽으면 여우가 슬퍼한다.
소금에 안 전 것이 장에 절랴.
興盡悲來苦盡甘來 - 흥이 진하면 슬픔이 오고,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
우리 역사는 인현왕후를 시중들던 삼월이가 전하는 <인현왕후>에 근거하여 드라마를 쓰고 소설을 쓰고 있다. 최후의 승자는 인현왕후이고 패자는 장희빈이니 패자는 할 말이 없다.
"장희빈"
목멱산 봄바람 불어오니
북악산 녹색치마 입누나
노란색 휘장저고리 물결치는
자주색 치마자락 아래 눈부신 흰 버선코
도화꽃 아미 옥구슬 목소리
구중궁궐 깊은 곳을 울리누나
구름따라 날아가는 기러기 춤을 추고
꽃을 찾아 노래하는 나비야
창포에 빗긴 삼단머리
향기어린 조선 여인이여!
일편단심 님 그리워
붉은 저녁 하늘이로다
공명이 살아온들 자미당에 비할까
장자방이 살아온들 취선당을 이길쏜가
싸씨남정기에 덫이 되어
인현왕후전에 독이 되어 죽음이라
어진 장희빈 악녀되고
목석같은 인현왕후 선녀되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그렇게 쓰여있다.
-- 소금빛향기 / 최용철 --